지난해 가을 파종을 마친 우리밀 농가들이 논에 재배하는 우리밀에 대한 직불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시 밀 등 동계작물을 논에 재배할 경우 밭작물재배사업에 포함시키겠다는 내용이 공론화가 돼 현실화 단계까지 갔고, 이를 토대로 농가들에게 재배확대를 유도했지만 이 내용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기 때문. 더욱이 박근혜 당선인의 농정공약에도 논에 재배하는 이모작 밭작물에 대해 직불제를 적용하고, 곡물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밀 재배 농가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 농가들은 직불제가 확대, 시행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우리밀 단체와 농림수산식품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곡물가가 정점으로 치달을 때 논 재배 우리밀 농가들에 대해서도 직불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각계의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해엔 밭작물직불제에 밀이 포함돼 있었지만 밀의 경우 90% 이상이 겨울철 논에 재배하기에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됐던 것이다. 또한 국제곡물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밀 재배 확대가 여론을 탔고 이와 밀 파종시기가 맞물리기도 했다.

이에 맞춰 일부 광역단체에선 일선 시·군에 우리밀 등 동계작물 재배를 유도하는 공문을 보내 농가들에게 우리밀 재배를 독려했다. 이 공문 내용엔 ‘겨울철 유휴농지를 활용한 동계작물 재배는 식량자급률 제고와 경지이용률 향상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힌 뒤 ‘밀을 포함한 동계작물을 논에 재배할 경우 밭직물재배직불제사업으로 변경, ha당 40만원 지원을 검토 중에 있으니 각 시군에선 동계작물 재배 확대를 위해 종자공급 및 적기파종 지도·홍보 등 재배면적 확대에 적극 노력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모 지자체의 담당 관계자는 “당시에 논에다 밀을 심어도 직불제를 줄 수 있다는 데 정부부처까지 의견이 모아져 파종시기에 맞춰 시군에 이 같은 공문을 보내 재배를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밀 산업 육성을 맡고 있는 농식품부 담당자는 “지난해 논에 심어도 밭작물이기에 직불제를 지급하는 안을 일괄적으로 검토한 것은 맞다”며 “특히 7월부터 국제곡물가가 뛰니까 이슈화가 됐고 이런 의견들이 타당성이 있어 의견을 모았는데 잘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희 역시 산업육성 측면에서 당연히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직불제를 담당하는 부서와 타 부처 등의 의견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밭직불제를 담당하고 있는 농식품부 관계자는 “19개 품목에 대해 밭에 심으면 직불제를 지원해주고 있다“며 “논에다 밀을 심는 것에 대해선 아직 예산 반영이 안 됐고 있던 내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논에다 이모작으로 우리밀을 재배하면 유휴농지 활용 차원에서 조금 더 지원해주려고 하는데 이는 예산이 수반돼야 할 부분이고 관계 부처와 이야기도 필요한 사항”이라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기다리기보다 ‘지금’이 적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밀 농가들이 직불금 도입을 믿고 밀을 심었고, 특히 박근혜 당선인의 핵심 농정공약이기에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즉각 직불제 확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한빈 국산밀산업협회 상임이사는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정부의 2015년 밀 자급률 10% 실현을 위해선 논 재배 우리밀에 대한 직불제 확대를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며 “특히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빠른 도입을 요구한다”고 직불제 도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