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밀 소비촉진 사업에 온 국민 참여를”

2012년4월2일자 (제2421호)

한국농어민신문

2010년 현재 우리밀 자급률은 1.7%에 불과하다. 국민 1인당 연간 밀 소비량 34kg, 그 중 우리밀 소비는 0.6kg 정도에 불과하다. 2011년산 우리밀이 창고에 쌓여, 3개월 후면 햇곡을 수확해서 저장해야 할 공간이 태부족 할 전망이다.

‘우리밀 살리기’ 소명의식 가지고
산업성장 토대 마련에 힘 모아야
라면 한 봉지, 국수 한 번 먹기부터

우리밀은 자율수매제에 맡겨져 있고, 2011년부터 정부의 보리수매제가 폐지되면서 많은 농가들이 2모작 품목으로 우리 밀을 심었고, 전주시의 경우에는 450ha의 면적에 우리밀이 재배되고 있다. 6월 말이면 수확을 해서 저장해야 할 시기가 멀지 않았는데, 2011년산 우리밀의 재고를 소비하지 않고는 3개월 후에 닥칠 상황, 보관 창고를 찾을 수 없는 지경이 된다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전주시에서는 우리밀 소비촉진 운동을 펼치기로 하였다. 지역농협에서 환원사업으로 소비촉진에 동참하고 있고, 비단 밀 재배 농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곡간에 쌀 외에 우리 밀 정도는 채워놓고 살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우리 국민이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밀가루 음식에 대한 우리의 모습을 돌아봐야 할 때라고 본다. 70년대 까지만 해도 시골의 큰 동네마다 제분시설을 갖춘 방앗간도 있었으나, 지금은 소수의 대기업에서만 제분시설을 갖추고 있고, 우리밀 재배와 생산을 포기하다시피 해온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 카톨릭 농민회가 주축이 되어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고,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 곡물가의 급등 등의 상황 속에서 우리 밀을 살려야겠다는 싹이 트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농식품부는 2010년에 우리밀 식용자급률 1.7%인 상황을 10%까지 2015년까지 올리겠다고 공언을 해왔다. 생산자 조직을 육성하고, 생산유통 기반확충을 위한 건조·저장시설의 지원, 생산단체 및 수요업체 원맥 수매자금 지원 확대, 경관보존 직불금 지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의 간접 지원정책도 펼쳐 왔다. 소농구조를 가진 한국농업의 현실 앞에서 정부가 WTO, FTA 규정에 의해 수매제를 더 이상 가져갈 수 없다고 해서 농업인과 시장자율에 맡겨 논 상황이 되었다. 수입산 밀을 제분하고 밀가루를 유통하고 있는 CJ제일제당, 동아원, 삼양밀맥스 등 대기업에서도 자급률 향상과 가격경쟁력이 열위인 우리밀을 살려 나가야 한다는 당위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참여 해 주길, 또는 소비자 환원사업의 측면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국민의 먹을거리에 대해 생산기반을 지키고, 안전한 우리밀 자급률을 높여 나가야 하는 일이 비단 농민만을 위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적극적인 우리밀 소비촉진을 통해 모처럼의 우리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꺽지 말고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소비촉진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전주시가 펼치고 있는 우리밀 소비촉진에 지역사회, 지자체, 산업체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마당에 소위 고통분담을 위해서 상생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국민의 참여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국민의 식량에 대한 문제가 걸려 있다. 창고에 우리밀 재고가 쌓여 있는 현실을 지금 풀어주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에서 우리밀 라면 한 봉지를 사는 일, 우리밀 전문점에서 외식하는 일, 우리밀 국수 먹는 일 외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산업체와 유관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사안이기에 우리밀 소비촉진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박동구 전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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